
슈가레인
Sugar Rain
내가 디자인하고 만드는 인형들인 와사비베어와 친구들은 저마다의 부정적인 감정을 품고 있다. 하지만 이 인형들은 감정을 숨기거나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장난스레 ‘메롱’을 하거나 몸짓으로 마음을 건네며 부정적인 감정도 얼마든지 귀엽고 솔직하게 표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따스하고 푹신한 인형이라는 매개체는 딱딱하게 굳어있던 우리의 마음의 경계를 허무는 완충지대가 되어준다. 나는 인간들이 표현하는 부정적인 감정의 기저에는 ‘사랑’이 깔려 있다고 믿는다. 현대인들은 슬픔이나 화, 억울함 같은 마음을 스스로 억누르고 숨기는 데 익숙하지만, 그 감정들 역시 자기 자신을 지키고 애정하기에 피어나는 솔직한 표현이다. 손끝으로 인형을 만들고 캔버스에 그들의 세계를 담아내는 작업은, 우리 안의 어두운 감정들을 부드럽게 다독여 사랑으로 순화하는 과정이다. 관람객들이 와사비베어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편안하게 털어놓으며 스스로의 마음을 다정하게 감싸 안는 힐링의 순간을 경험하길 바란다.
전시 작품

메롱 와사비
Blep Wasabi Bear
"서툰 진심을 숨긴 방어기제" 와사비는 좋아하는 마음을 들키면 코끝이 찡해져요. 솔직한 기분을 보여주기가 부끄러워 짐짓 뾰족한 표정으로 "메롱!"을 날리죠. 하지만 그 혀끝엔 알싸한 진심이 묻어있습니다. 와사비의 메롱은 "사실 널 정말 좋아해"라는 말을 내뱉기 전, 자신을 보호하려는 가장 귀여운 방어기제입니다.

메롱 핑사비
Blep Pinksabi Bear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나"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소중한 핑사비!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참을 수가 없어요. 오늘도 카메라를 들고 가장 자신 있는 각도로 혀를 쏙 내밀며 셀카를 찍습니다. 핑사비의 메롱은 타인에게 던지는 장난이 아니라, "오늘의 나도 정말 완벽해!"라며 스스로에게 보내는 달콤한 찬사이자 자존감 넘치는 애정 표현입니다.

메롱 머쓱타
Blep Mustard Bear
"참을 수 없는 미식의 유혹" 머쓱타드의 시선이 닿는 곳엔 항상 맛있는 냄새가 나요. 눈앞의 달콤한 간식을 보고 있노라면 자기도 모르게 입맛을 다시며 혀가 마중을 나갑니다. "머쓱하게 왜 자꾸 쳐다봐?"라고 묻는다면 그건 오해예요. 머쓱타드의 메롱은 맛있는 것을 향한 순수한 갈망이자, 세상의 모든 맛있는 것들과 사랑에 빠졌다는 설레는 신호거든요.

메롱 고츄장
Blep Gochujang Bear
"삐뚤빼뚤하게 전하는 뜨거운 마음" 고츄장 베어의 메롱은 조금 거칠고 투박해요. "귀찮게 하지 마!"라며 툭 내뱉는 말과 함께 내미는 혀는 언뜻 부정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깊은 애정의 반어법이죠. 차마 다정하게 말하지 못해 부리는 심술이 고츄장만의 방식입니다. 거친 제스처 뒤에 숨겨진 뜨거운 진심을 알아챈 당신이라면, 이미 고츄장의 화끈한 사랑에 중독된 거예요.
